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때는 문 닫은 매장이 그냥 서서히 사라지는 수순이려니 했는데, 2026년 8월 13일 오전 10시 홈플러스 대구수성점이 다시 셔터를 올렸습니다. 재개장 소식을 접하고 제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과연 예전 같은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였습니다. 현장에서 확인한 모습은 기대와 현실이 뚜렷하게 엇갈리는 풍경이었습니다.

재개장 현장, 일반적 기대와 실제 사이
일반적으로 대형마트가 다시 문을 열면 모든 코너가 고르게 활기를 되찾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직접 현장 상황을 살펴보니 그건 상당히 낙관적인 그림이었습니다. 재개장 당일 가장 눈에 띈 건 정육 코너 앞에 카트를 끌고 늘어선 줄이었습니다. 직원들이 삼겹살 한 판을 매대에 올리자마자 손이 먼저 뻗었고, 잠시 후 진열대는 다시 텅 빈 상태가 됐습니다. "고기는 썰어 내놓자마자 가져갔다"는 현장 목격담이 괜한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홈플러스는 이번 재개장에 맞춰 한우, 한돈, 치킨 등 주요 먹거리를 최대 50% 할인하는 집객 프로모션을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방식은 유통업계에서 흔히 '트래픽 드라이버(Traffic Driver)'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트래픽 드라이버란, 특정 고마진 품목을 파격 할인해 매장 방문 고객 수 자체를 끌어올리는 집객 수단을 의미합니다. 단기적으로는 분명히 효과가 있었습니다. 오전부터 카트를 끌고 나온 시민들이 식품 코너 곳곳을 채웠으니까요.
그런데 이 지점에서는 조금 다르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할인 행사로 사람을 끌어모으는 것과, 그 사람들이 '앞으로도 이 마트를 계속 이용하겠다'라고 마음을 돌리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실제로 일부 60대 고객은 일부 품목 가격을 확인하고 "비싸다"며 물건을 내려놓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할인 상품 외에 일반 품목의 가격 경쟁력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방증이었습니다.
전국 기준으로 보면, 이날 홈플러스는 67개 점포 영업을 정식 재개했고 59개 점포는 온라인 영업도 함께 시작했습니다. 대구에서는 칠곡·성서·수성·남대구점 네 곳이 재개장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숫자만 보면 빠른 회복처럼 보이지만, 매장 안을 직접 들여다보면 사정은 달랐습니다.
- 정육·식품 코너: 할인 행사 효과로 오전부터 인파 집중, 상품 보충 즉시 품절 반복
- 비식품 코너: 진열대 다수 비어 있거나 출입 자체가 제한된 공간 다수
- 주류 매장 공간: 와인·주류 대신 신발 등 전혀 다른 상품으로 대체 진열
- 입점 업체 공간: 기존 업체 철수 후 가림막 설치, 상당수 점포 영업 미재개
공급망 불안정, 단기 할인으로는 가릴 수 없다
재개장 현장에서 가장 주목한 건 직원의 한마디였습니다. "물건이 다 들어온 것은 아니고 현재 일부 품목만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 문장 하나가 현재 홈플러스가 처한 구조적 문제를 압축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여기서 핵심 개념이 공급망(Supply Chain)입니다. 공급망이란 상품이 생산자에서 출발해 물류센터, 납품업체를 거쳐 최종 소비자의 손에 닿기까지 전 과정을 연결하는 유통 체계를 의미합니다. 기업회생 절차(Corporate Rehabilitation Procedure)—법원의 관리 하에 파산 위기 기업이 채무를 조정하며 경영을 이어가는 법적 프로세스—를 밟는 기업은 납품업체와의 신뢰 관계가 흔들리면서 이 공급망이 먼저 타격을 받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 납품 대금 지급이 지연되고, 이로 인해 협력업체들이 거래를 중단하거나 축소하게 됩니다.
이번 상황을 분석하면서 느낀 건, 단기 할인 프로모션만으로는 재고 수급의 불안정성을 감추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정육 코너는 달아올랐지만, 비식품 진열대가 군데군데 비어 있는 모습은 그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오늘은 고기를 샀지만, 다음에 왔을 때도 필요한 물건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기면 재방문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회생 절차의 성패는 결국 납품 대금 정상화 속도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출처: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회생 절차에서 회생계획 인가 이후 채무 이행 속도가 협력업체 복귀의 핵심 변수입니다. 납품업체가 돌아와야 상품 다양성이 회복되고, 상품 다양성이 회복돼야 비식품 코너를 포함한 전 매장의 정상화가 가능합니다. 이 선순환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지금의 '식품 코너 열기'는 절반짜리 재개장에 가깝습니다.
유통업계 전반으로 시야를 넓혀봐도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출처: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유통업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오프라인 대형마트는 이미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구조적 열위에 놓여 있습니다. 홈플러스가 단순히 문을 다시 여는 것을 넘어 쿠팡·SSG닷컴 등 온라인 채널과 차별화되는 오프라인 경험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장기 생존의 관건이라고 봅니다. 대형마트를 계속 찾게 되는 이유는 할인보다도 "이 마트에 가면 내가 원하는 게 다 있다"는 신뢰감인데, 빈 진열대는 그 신뢰를 가장 빠르게 갉아먹는 요소입니다.
이번 재개장이 다행스럽지 않은 건 아닙니다. 홈플러스가 다시 숨통을 틔운 것 자체는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체질 개선 없이 할인 카드만 반복하다가는 반짝 집객 이후 다시 침체로 빠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매장 공간 재구조화, 입점업체 상생안 마련, 온라인 채널 연계 강화—이 세 가지가 뒷받침돼야 진짜 정상화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홈플러스 재개장 매장에서 할인 행사는 언제까지 하나요?
A. 홈플러스는 재개장에 맞춰 한우, 한돈, 치킨 등 주요 먹거리를 최대 50% 할인하는 행사를 2026년 8월 말까지 진행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이런 재개장 할인 행사가 전 품목에 해당하는 건 아닙니다. 현장 상황을 분석한 결과, 일부 품목은 할인이 적용되지 않아 "비싸다"는 반응도 나왔으니 방문 전 품목별 가격을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Q.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가 끝나면 매장이 완전히 정상화되나요?
A. 기업회생 절차(Corporate Rehabilitation Procedure)는 법원의 관리 하에 채무를 조정하며 경영을 이어가는 과정으로, 절차가 마무리된다고 해서 매장이 즉시 완전 정상화되는 건 아닙니다. 납품 대금이 정상화돼 협력업체들이 복귀하고, 공급망이 안정적으로 재건돼야 비로소 상품 다양성이 회복됩니다. 재개장 첫날 비식품 진열대와 입점업체 공실 문제가 남아 있었던 것도 이 때문으로,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Q. 대구 홈플러스 재개장 점포는 어디어디인가요?
A. 2026년 8월 13일 기준으로 대구에서는 칠곡점, 성서점, 수성점, 남대구점 네 곳이 재개장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전국적으로는 67개 점포가 이날 영업을 정식 재개했으며, 이 중 59개 점포는 온라인 영업도 함께 시작했습니다. 다만 입점업체 일부는 아직 영업을 재개하지 못한 곳도 있으므로, 특정 입점매장 방문 목적이라면 사전에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Q. 홈플러스 온라인 주문도 재개됐나요?
A. 네, 재개장 당일 전국 59개 점포에서 온라인 영업도 함께 재개됐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온라인 주문이 재개됐다고 해서 전 품목이 정상 공급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확인된 것처럼 공급망이 아직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특정 품목 품절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
홈플러스가 다시 문을 열었다는 소식은 분명 반갑습니다. 재개장 첫날 정육 코너 앞에 줄을 선 시민들의 모습은 "그래도 홈플러스를 다시 찾고 싶다"는 소비자의 의지를 보여준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이 정도의 초기 집객 효과는 잘 설계된 트래픽 드라이버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고 봅니다.
그러나 빈 진열대와 가림막 뒤 공실은 기업회생 절차가 아직 현재진행형임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단기 할인 이벤트가 끝난 이후에도 소비자의 발길이 이어지려면, 납품 대금 정상화를 통한 공급망 회복과 입점업체 상생안 마련, 그리고 비식품 공간의 효율적 재구조화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홈플러스가 이 세 가지를 얼마나 빠르게 실행에 옮기느냐가 이번 기업회생의 진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의 행보를 계속 지켜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