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투자·증시

키미 K3의 연산 효율화가 반도체 수요를 흔든 이유, 제번스의 역설

by theMoneyLab 2026. 7. 25.

중국 AI 모델 키미 K3가 공개되자마자 반도체 관련 뉴스가 다시 시끄러워지더군요. 딥시크 쇼크 이후로 몇 번째인지 세기도 힘든 '반도체 수요 감소론' 대 '메모리 호황 지속론' 논쟁이 이번에도 그대로 재현되는 걸 보면서, 이 패턴 자체를 좀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키미 K3


연산 효율화 소식 하나에 반도체주가 또 출렁인 이유

키미 K3가 공개되자마자 반도체 투자자들 사이에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걸 보고 저도 왜 이렇게까지 예민하게 반응하나 싶었는데, 이유를 알고 보니 납득이 가더군요. 예전에 중국 딥시크가 AI 모델 훈련·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반도체 기업 주가를 크게 흔들었던 전례가 있는데, 키미 K3도 그 정도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 반 기대 반이 동시에 작동한 거였습니다.

실제로 키미 K3의 연산 효율성은 현재 공개된 AI 모델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같은 연산 작업을 하는 데 더 적은 하드웨어, 즉 더 적은 고성능 반도체로도 된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죠. 이 해석이 퍼지자마자 반도체 관련 주식이 즉각 반응했다고 하니, AI 개발에 고성능 반도체가 덜 필요해질 수 있다는 경계심이 얼마나 빠르게 확산됐는지 짐작이 갑니다.

그런데 이 공포 반응, 한 걸음 떨어져서 보면 꽤 낯익은 패턴입니다. 딥시크 쇼크 때도, 터보퀀트 쇼크 때도 똑같았거든요. 고효율 AI 모델 등장 → 반도체 수요 감소 공포 확산 → 주가 급락 → 이내 신중론 등장, 이 순환이 이번에도 그대로 반복되는 걸 보면서 저는 오히려 시장이 '연산 효율화'라는 단면 하나에만 꽂혀서 AI 인프라 수요의 전체 그림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술 혁신에 따른 단기 주가 충격이야 어쩔 수 없다 쳐도, 그게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의미하는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니까요. 시장이 단편적 정보에 과잉 반응하는 습성이 있다는 걸 알고 나면, 이런 출렁임에 덜 흔들리는 나름의 기준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알고 보니 메모리 수요를 더 키울 수도 있다는 반전

공포론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정반대 분석이 나오는 걸 보고 저도 흥미로웠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키미 K3가 오히려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늘릴 수 있다고 보더군요. 근거는 다름 아닌 모델 규모 자체였습니다. 블룸버그 통신 분석에 따르면 키미 K3는 연산 효율성을 내세웠지만 매개변수가 2조 8,000억 개로 중국 모델 중 가장 크다 보니, 결국 메모리를 많이 쓸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겁니다.

여기서 매개변수라는 게 뭔지 짚고 넘어가면, AI가 학습하고 판단할 때 쓰는 일종의 '뇌 용량' 같은 개념이라고 합니다. 매개변수가 많을수록 더 복잡한 맥락을 이해하고 더 정교하게 판단할 수 있는데, 그만큼 이걸 저장·처리하는 데 필요한 메모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거죠. 정리하면 키미 K3는 연산 자체는 분명 효율적이지만, 워낙 초대형 모델이다 보니 그 효율적인 연산을 떠받치려면 충분한 양의 고성능 메모리가 필수라는 얘기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저는 딥시크 쇼크·터보퀀트 쇼크 때와 결이 똑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메모리 수요 감소 우려'가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곧바로 "그렇다고 메모리 호황이 꺾일 일은 아니다"라는 해석이 따라붙는 흐름 말이죠. AI 산업 전체가 '연산 효율화'와 '초대형 모델화'를 동시에 밀어붙이는 방향으로 가는 이상, 고성능 DRAM이나 HBM 같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쉽게 꺾이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꽤 설득력 있게 다가오더군요. 연산당 필요한 반도체 자원이 줄어들어도 모델 체급 자체가 계속 커진다면, 전체 메모리 소비량은 오히려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지금 반도체 시장이 마주한 구조적 현실인 것 같습니다.


제번스의 역설, 반도체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걸까

이 논쟁을 보다가 문득 '제번스의 역설(Jevons paradox)'이라는 경제학 개념이 떠올랐습니다. 자원 이용 효율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그 자원 전체 소비량이 늘어나는 현상을 가리키는데, 19세기 영국 경제학자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가 증기 기관의 효율이 좋아졌는데도 석탄 소비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난 걸 관찰하면서 정립한 이론이라고 합니다.

키미 K3를 둘러싼 반도체 시장 논쟁을 보면, 이 역설이 지금 AI 산업과 반도체 시장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산 효율이 높아지면 더 적은 칩으로 같은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건 맞는데, 그 효율성이 곧 더 복잡하고 거대한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여지를 열어준다는 거죠. 결과적으로 AI 모델 전체의 규모와 복잡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반도체에 대한 총수요는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셈입니다.

키미 K3의 매개변수 2조 8,000억 개가 이 역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효율적인 연산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이만큼 방대한 모델을 구현할 수 있었고, 그 방대한 규모는 다시 대규모 HBM·고성능 DRAM 수요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AI가 계속 고도화·대형화되는 흐름이 이어지는 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장기 성장 펀더멘털은 단기 효율화 이슈 하나로 쉽게 흔들리진 않을 것 같다는 게 제 나름의 결론입니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고효율 AI 모델이 나올 때마다 반복되는 단기 공포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초대형 AI 모델이 실제로 유발할 데이터 처리량과 메모리 확장성 쪽에 더 주목하는 게 낫다고 봅니다. 반도체 산업을 장기적으로 보는 관점에서는 이쪽이 훨씬 본질에 가까운 시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

키미 K3를 둘러싼 반도체 전망 논쟁을 지켜보면서, 저는 시장의 불확실성과 과도한 민감성이 동시에 드러난 사례라고 느꼈습니다. 연산 효율화가 오히려 초대형 모델화를 가속시키고, 그게 다시 메모리 수요를 확대하는 제번스의 역설 구조 속에서 반도체 시장의 장기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해 보입니다. 저라면 단기 출렁임에 일희일비하기보다 AI 대형화라는 본질적인 흐름에 더 무게를 두고 지켜볼 것 같습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제 나름의 해석이니, 실제 투자 판단은 각자 상황에 맞게 다시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 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닌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출처]
매일경제 디깅: https://dig.mk.co.kr/Digging/Digging.html?id=10356&sort=desc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MoneyLab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