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코스피가 9천 선을 넘어 1만을 바라보면서, 저도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레몬 리서치 김민수 대표가 나온 유튜브 채널 'ETF 아는형' 인터뷰를 보게 됐는데, 반도체 사이클 판단과 하반기 수급 변수를 짚는 논리가 꽤 명쾌해서 제가 이해한 내용과 제 생각을 정리해봅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아직 중반전이다
가장 궁금했던 건 "지금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이냐"는 질문이었습니다. 김민수 대표는 이걸 "초반도 후반도 아닌, 중간에서 약간 앞쪽 — 중2병 걸린 것처럼 에너지가 넘치는 국면"이라고 표현하더군요. 비유가 재밌으면서도 와닿았습니다.
근거로 든 데이터들은 확인해볼 만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병목이 여전히 안 풀리고 있고, 애플조차 공급 부족을 호소할 정도로 수요가 공급을 앞서고 있습니다. 델은 이미 장기 공급 계약(LTA)을 맺었고, 마이크론은 실적 발표에서 "사이클이 꺾여도 총이익률 50~60%는 방어한다"는 말을 세 번이나 반복했다고 합니다. 예전처럼 사이클 하강기에 바닥 없이 무너지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죠.
삼성전자가 작년 4월 이후 7배, SK하이닉스가 10배 가까이 오른 걸 보면 저도 솔직히 "너무 많이 온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과거 사이클 고점에서 PBR이 6~10배 수준까지 형성됐던 걸 감안하면, 마이크론이 PBR 12배까지 간다는 가정하에 국내 대형 반도체주도 50% 이상 추가 여력이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숫자로 보니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제가 이 인터뷰에서 가장 동의했던 대목은, 반도체를 더는 단순 경기순환 업종으로만 보면 안 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AI 인프라·자율주행·데이터센터·HBM처럼 산업 전반의 기반 기술이 되어버렸으니까요. HBM 시장은 올해 전년 대비 60% 가까이 성장할 걸로 전망되고,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설비투자(CAPEX)가 꺾이거나 중국·테슬라 같은 대형 신규 공급자가 갑자기 튀어나오지 않는 한 이 흐름은 최소 내년 중반까지, 길게 보면 공급 과잉 우려가 해소된다는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입니다.
결국 지금의 조정은 거품이 빠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 사이클이 끝났다는 신호는 아니라는 게 제 판단입니다. 저는 이 관점에서 밀릴 때 분할매수, 많이 오르면 일부 비중 축소하는 원칙을 계속 지켜보려고 합니다.
연기금 리밸런싱과 S&P 500의 상관관계
하반기 수급에서 제일 눈여겨봐야 할 변수는 연기금 리밸런싱이라고 봅니다. 6월 한 달 외국인 매도가 50조 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찍었는데, ETF 비중 초과분 정리·외국인 매도·연기금 리밸런싱이 한꺼번에 겹친 결과라고 하더군요.
메커니즘은 단순합니다. 연기금은 국내외 자산 배분 비율을 정해두고, 한쪽이 너무 오르면 팔아서 균형을 맞춥니다. 국내 주식만 급등하고 해외가 정체되면 연기금은 국내 주식을 더 팔아야 하고, 반대로 S&P 500도 같이 올라주면 비중 격차가 줄어 매도 압력도 줄어듭니다.
김민수 대표 계산으로는 S&P 500이 지금보다 7% 정도 더 올라 8,200 포인트에 닿으면 연기금 리밸런싱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고 합니다. 재밌게도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S&P 500이 잘 돼야 코스피도 편해지는" 역설적인 구조인 셈이죠. 코스피가 미국 대비 유독 많이 오른 데서 생기는 문제라는 설명이었습니다.
또 다른 변수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입니다. 김민수 대표 본인은 인상이 없을 거라 보지만, 시장 컨센서스는 한 차례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관건은 인상이 한 번으로 끝나느냐, 연속으로 이어지느냐입니다. 한 번이면 "어차피 내년엔 인하하겠지"로 넘어갈 수 있지만, 두세 번 이어지면 하방 압력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정리하면 하반기 코스피는 S&P 500 흐름, 미국 금리 정책, 연기금 수급이라는 세 변수에 크게 좌우될 걸로 보입니다. 국내 증시가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6위까지 커졌는데도 투자 심리가 이를 못 따라가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반복되는 걸, 김민수 대표는 "몸은 어른인데 심리는 유치원생"이라고 표현했는데 개인적으로 공감이 갔습니다. 코스피가 8천 선 근방에서 시간을 두고 안정화되는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코스닥·2차 전지·전력 섹터 포트폴리오 전략
포트폴리오를 새로 짠다면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요. 김민수 대표는 반도체 관련주(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기판, MLCC 등)에 전체의 약 50%, 나머지는 조선·방산·원전 등에 분산하고 최소 10%는 현금으로 두라고 권했습니다.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냉정하게 봤습니다. 코스피가 1년 새 3배 가까이 오르는 동안 코스닥은 연초 대비 마이너스입니다. 밸류에이션이 과거 고점 대비 50배 이상 형성돼 있는데 상장 종목은 계속 늘고 제대로 된 실적을 내는 곳은 부족한 구조적 문제라, 정책만으로 풀리기 어렵다는 게 그의 진단입니다. 저도 코스닥 150 레버리지를 눌림목마다 사는 전략보다는, 주도 섹터 안에서 개별 종목을 골라 접근하는 쪽이 더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2차전지는 "개미들의 무덤"이라는 꼬리표를 떼려면 결국 수주가 관건이라고 합니다. ESS 수요 기반 턴어라운드 얘기가 나오긴 하지만, 상반기 기준 글로벌 데이터센터향 수주가 최대 5.5GW 수준이라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30만 원대에서 40만 원대로 뛰었던 시기의 10GW 이상 수주와는 아직 거리가 있습니다. 에코프로의 9% 유상증자 중 일부가 운영자금·부채 상환용이라는 점도 투자 심리를 복잡하게 만듭니다. 저라면 수주 모멘텀이 숫자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비중을 보수적으로 가져가겠습니다.
전력 섹터는 셋 중 가장 안정적으로 평가됐습니다. JP모건도 병목 해소의 핵심으로 전력 인프라를 짚었고, 국내 3대 메가 프로젝트에서도 전력이 핵심 변수로 거론됩니다. 전력 설비 기업들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리드타임이 늘었고, 미국 수요 증가에 따른 추가 발주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하반기 전력기본계획(전기본) 발표가 나오면 방향성이 더 뚜렷해질 걸로 보입니다.
지금 조정 국면에서 보유 종목을 무작정 갈아타기보다는, 부진한 포지션을 절반 정도 덜어내고 주도주인 반도체로 리밸런싱하는 정도가 현실적인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반기 변동성이 커질 걸 감안하면 현금 비중 확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을 정리하면, 반도체 주도주 쏠림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연기금 리밸런싱과 금리가 하반기 변동성의 핵심 변수라는 점에서 저도 같은 시각입니다. 지금의 조정은 과열을 식히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보고, 저는 계획했던 매수·비중 조절 원칙을 그대로 지켜갈 생각입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한 애널리스트의 시각과 제 해석을 더한 것일 뿐, 시장은 언제든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은 늘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 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닌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출처]
채널명: ETF 아는형 / https://www.youtube.com/watch?v=4oEMNlrBc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