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한 달 새 21.8%나 급락하며 6,820선까지 무너졌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하락에 베팅한 인버스 2X ETF가 40%대 수익률을 냈다는 기사를 보고 흥미로워서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그런데 이 '웃음' 뒤에 훨씬 복잡한 이야기가 숨어 있더군요.

하락장의 승자, 인버스2X ETF가 상위권을 휩쓸었습니다
ETF 체크 자료를 보면 2026년 6월 17일부터 7월 16일까지 한 달간 수익률 1위는 'RISE 200 선물인버스 2X'로, 무려 41.10%라는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코스피 200 선물에 투자해서 지수 일일 하락률의 2배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이른바 '곱버스' 상품인데, 같은 기간 코스피 200 선물이 1,403.10에서 1,096.35로 21.8% 떨어졌고 코스피 지수도 8,726.60에서 6,820.60으로 같은 폭으로 하락했다고 합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가 40.85%, TIGER 200 선물인버스2X가 38.96%로 뒤를 이으면서, 인버스 2X ETF 상품군이 수익률 1위부터 5위까지 싹쓸이했다고 합니다. 6위에는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 동안 떨어지면 2배 수익을 내는 PLUS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인버스2X가 36.07%로 자리했는데,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가 34만 3,000원에서 27만 9,500원으로 크게 떨어졌다고 합니다. 코스닥150 선물 하락 시 수익을 내는 TIGER·KIWOOM·KODEX·RISE의 코스닥150 선물인버스 4개 상품도 25% 안팎 수익률로 7위부터 10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이걸 보면 파생 시장의 헤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한 사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주가 하락이라는 리스크를 수익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인버스 상품의 존재 이유가 증명된 셈이니까요. 그런데 여기엔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인버스2X 상품은 '일일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거라,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는 음의 복리(Volatility Decay) 효과 때문에 장기 보유 시 지수 하락폭의 정확히 2배를 수익으로 보장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번 한 달은 지수가 꾸준히 한 방향으로 하락하는 트렌드 장세였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가능했던 거고, 이런 조건이 매번 재현되기는 어렵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하락장에서 수익을 낸 극소수 투자자들을 두고 "개미들이 웃는다"고 표현하는 게, 실제 수익 분포가 얼마나 비대칭적이었는지를 가리는 서사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작 개인들은 정반대로 베팅했습니다
수익률 상위권이 인버스2X ETF로 채워지는 동안, 개인 투자자들의 실제 순매수 내역은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고 합니다. 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가 가장 많이 몰린 ETF는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로, 그 규모가 무려 2조 4,782억 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르면 2배 수익을 내는 정방향 레버리지 상품인데, 지수가 폭락하는 시장에서 개인들은 반등을 기대하며 낙폭과대 종목에 공격적으로 베팅한 셈입니다.
이어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1조 2,049억 원,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1조 1,414억 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1조 753억 원 순으로 매수 규모가 컸다고 합니다. SOL AI반도체TOP2플러스와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도 각각 7,506억 원, 6,257억 원어치 순매수돼서, AI 반도체 섹터에 대한 개인들의 집중 매수가 뚜렷했습니다.
이 수치가 보여주는 현실이 좀 냉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조 원을 레버리지 상품에 넣은 개인 투자자들은 지수가 추가로 떨어지는 동안 2배의 손실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었을 겁니다. "개미들이 웃는다"는 제목 뒤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는, 대다수 개인이 이 폭락장에서 상당한 손실을 봤다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인버스 2X로 수익 낸 극소수의 하락 베팅론자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레버리지 매수로 손실을 본 다수의 투자자는 조용히 그 고통을 감내하고 있었던 셈이죠. 낙폭과대 반등을 노리고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에 자금을 집중시키는 이 패턴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폭락장마다 반복해온 행동 패턴이라 저도 곱씹어볼 부분이 많았습니다.
외국인은 이번에도 달랐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의 행동은 개인과 확연히 대조적이었다고 합니다. 외국인은 한국 대표 대형주 100개에 투자하는 TIGER MSCI KOREA TR을 가장 많은 6,545억 원어치 사들이며 장기적 관점에서 하방을 지지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합니다. TR, 즉 토털리턴 상품은 배당금을 지수에 재투자하는 구조라 장기 복리 수익을 노리는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외국인도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4,036억 원,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3,353억 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2,549억 원어치를 순매수하긴 했지만, 그 중심축이 분산된 대형주 TR 상품에 있다는 점에서 개인과는 포트폴리오 설계 철학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인버스 상품을 제외한 일반 ETF 중에서는 중국 바이오 관련 상품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TIGER 차이나바이오테크SOLACTIVE가 20.62%로 가장 좋은 성과를 냈고, KoAct 차이나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도 18.81%를 기록했습니다. 전 세계 AI 보안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글로벌 AI사이버보안도 17.09%의 높은 수익률을 냈다고 하는데, 한국 증시 폭락과 무관하게 글로벌 테마에 분산 투자한 포트폴리오가 방어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
이번 코스피 폭락장을 보면서 느낀 건, 인버스2X ETF의 수익률 독식이 시장의 건전한 성장이 아니라 변동성 자체에 베팅하는 제로섬 게임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극소수가 웃는 동안 수조 원을 레버리지에 쏟아부은 다수의 개인 투자자는 폭락의 충격을 2배로 떠안아야 했던 셈이죠. 외국인의 장기·분산 전략과 개인의 단기·집중 전략 사이의 온도차가 결국 손익의 격차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단기 반등 베팅보다 분산과 장기 투자 원칙이 더 강조돼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 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닌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출처]
코스피 '폭락'에 개미들이 웃는 이유: https://v.daum.net/v/202607190713498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