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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테크의 반격 (가격결정권, 딥시크, 유니트리)

by theMoneyLab 2026. 8. 17.

저는 중국 테크 기업들이 언제까지나 '싸게 파는 전략'으로 버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 그림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애플의 가격 인하 요구를 중국 메모리 기업이 거절하고, '가성비 AI'로 유명한 딥시크(DeepSeek)가 오히려 가격을 올리고,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니트리(Unitree)가 상장에 나선 것까지. 이 세 가지 사건이 거의 동시에 터졌을 때, 저는 뭔가 큰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중국 테크의 반격

가격결정권: 애플을 거절한 CXMT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저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애플이 공급업체에게 "가격 좀 낮춰주세요"라고 했다가 거절당했다는 게, 그것도 중국 기업에게 요.

이 중국 기업은 창신메모리(CXMT, ChangXin Memory Technologies)입니다. 여기서 CXMT란 중국이 자국 내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을 독립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육성한 D램 전문 기업을 의미합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직접 경쟁하는 위치에 올라선 것이죠.

CXMT가 애플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었던 배경은 단순합니다. 굳이 납품하지 않아도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가 이미 갖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텐센트, 바이트댄스 같은 자국 빅테크의 수요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이고, HP·에이수스(ASUS)·에이서(Acer) 같은 글로벌 PC 제조사로부터도 충분한 수주를 확보해 두었습니다.

더 주목할 부분은 가격 수준입니다. CXMT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제품과 동등하거나 오히려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저가 공세로 시장에 진입한 기업이 이제는 프리미엄 가격을 요구하는 단계로 올라선 것입니다. 공급망에서 가격결정권(Price Setter)을 확보했다는 의미인데, 이건 단순한 판매 전략의 변화가 아니라 지위 자체가 바뀐 겁니다.

물론 "애플이 결국 CXMT 메모리를 테스트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두 기업이 거래를 트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봅니다. 다만 그 협상 테이블에서 CXMT가 더 이상 을(乙)의 자리에 앉지 않는다는 사실이 핵심입니다.

  • CXMT는 텐센트·바이트댄스 등 자국 내수 수요만으로도 공급 여력이 부족한 상태
  • HP·에이수스·에이서 등 글로벌 PC 제조사 납품으로 외부 수요도 다변화 완료
  • 제시 가격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동등 또는 그 이상 수준
  • 애플은 미국 정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이폰·맥북용 메모리 테스트를 지속 중
요약: CXMT는 탄탄한 내수 수요와 다변화된 글로벌 고객군을 바탕으로, 애플의 가격 인하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가격결정권을 이미 확보했습니다.

 

딥시크: 가성비를 버리고 수익성을 택하다

딥시크(DeepSeek)가 처음 등장했을 때, 저는 '이 가격이 지속될 리 없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상은 맞았지만, 이유는 달랐습니다. 경쟁에서 밀려서가 아니라, 스스로 초저가 전략을 접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딥시크의 V4 플래시(V4 Flash) 모델 가격은 업계 최저 수준입니다. Anthropic의 최신 모델과 비교하면 출력 토큰 기준으로 고작 0.6~1.4% 수준에 불과합니다(출처: Anthropic 공식 홈페이지). 여기서 출력 토큰(Output Token)이란 AI가 한 번에 생성하는 텍스트의 단위로, AI 서비스의 사용량과 비용을 측정하는 기본 기준값입니다.

이 파격적인 가격 덕분에 딥시크는 글로벌 AI 시장 전체의 가격 경쟁을 촉발했습니다. 실제로 메타(Meta)는 AI 모델 '뮤즈 코드(Muse Code)'를 선보이면서 딥시크 같은 저가 AI에 대응하기 위해 두 가지 요금제를 내놨습니다. AI 피드백 제공 조건으로 출력 토큰 가격을 4.25달러에서 0.2달러로, 무려 21분의 1 수준까지 낮춘 겁니다. 딥시크 하나가 시장 전체를 흔든 셈입니다.

그런데 그 딥시크가 이제 "상당한 수준의 가격 조정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용자를 충분히 확보한 뒤 수익성 확보 단계로 전환하는 건데, 이건 기업이 시장 지배력(Market Power)을 확신할 때만 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저는 봅니다. 시장 지배력이란 특정 기업이 가격이나 공급 조건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딥시크는 내년 중국 본토 상장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목표 조달 자금이 2조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AI 인프라 투자 부담이 커진 만큼 수익 모델을 서둘러 다듬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저가 전략은 시작이었을 뿐"이라고 보는 시각과, "결국 가격이 오르면 대안을 찾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반론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저는 전자에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미 딥시크 기반의 생태계가 상당히 구축된 상태라 이탈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요약: 딥시크는 초저가로 사용자 기반을 넓힌 뒤 가격 인상과 상장으로 수익성 전환을 선언했으며, 이는 시장 지배력 확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의 표현입니다.

 

유니트리: 로봇 산업의 'PC 혁명'을 말하다

유니트리(Unitree Robotics)가 고평가 논란에도 상장에 자신감을 드러낸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니트리의 실적 구조를 직접 들여다봤을 때, 다른 로봇 상장사들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2년 전부터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왕싱싱(Wang Xingxing) 유니트리 회장은 고평가 논란에 대해 "로봇 시장은 이제 시작"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현재 로봇 산업의 수준이 과거 PC 산업 초창기와 유사하다고 말했는데, 저는 이 비유가 꽤 설득력 있다고 봅니다. PC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이걸 일반인이 쓰겠냐"는 회의론이 있었지만, 결국 필수품이 됐습니다.

유니트리의 주력 제품은 휴머노이드(Humanoid) 로봇과 4족 보행 로봇입니다. 여기서 휴머노이드 로봇이란 인간의 신체 구조를 모방해 두 발로 걷고 두 팔로 작업하도록 설계된 로봇을 의미합니다. 단순한 산업용 자동화 장비가 아니라, 사람이 일하는 환경 그 자체에서 바로 투입될 수 있는 형태입니다. 지난해 기준 유니트리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 1위를 기록했습니다(출처: Reuters).

물론 "고평가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도 그 우려를 완전히 무시하진 않습니다. 특히 미국의 첨단 기술 수출 규제, 이른바 공급망 디커플링(Supply Chain Decoupling)이 강화될 경우 핵심 부품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공급망 디커플링이란 지정학적 갈등을 이유로 특정 국가의 기업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분리해 내는 흐름을 말합니다.

그럼에도 흑자를 내면서 상장하는 기업과 적자 구조를 유지하며 투자금에 기대는 기업은 장기 생존력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저는 봅니다. 유니트리가 속한 전자의 범주는 일단 버텨내는 힘이 다릅니다.

요약: 유니트리는 2년 연속 흑자와 글로벌 출하량 1위를 바탕으로 상장에 나섰으며, 왕싱싱 회장은 로봇 산업이 PC 산업 초창기와 같은 폭발적 성장 직전임을 강조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CXMT 메모리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인가요?

A. "아직은 기술 격차가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실제로 HP·에이수스·에이서 같은 글로벌 PC 제조사들이 이미 CXMT 메모리를 채용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애플처럼 초고성능 메모리를 요구하는 영역에서는 아직 검증 단계이지만, 범용 D램 시장에서는 경쟁 가능한 수준에 올라선 것으로 평가됩니다. 기술 격차는 있되, 시장 진입 자체는 이미 현실이 된 상황입니다.

 

Q. 딥시크 가격이 오르면 다른 저가 AI 서비스로 갈아타는 기업이 많아지지 않을까요?

A.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이고, 저도 처음엔 그렇게 봤습니다. 그런데 이미 딥시크 기반으로 자체 서비스를 구축한 기업들이 상당수여서 이탈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또한 메타 같은 빅테크도 딥시크를 의식해 요금제를 대폭 낮춘 만큼, 시장 전체의 가격 하방 압력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딥시크의 가격 인상 폭이 어디까지일지가 실제 이탈 여부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Q. 유니트리 상장이 고평가 논란을 받는 이유가 뭔가요?

A.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라 매출 성장 속도 대비 기업 가치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됐다는 우려가 핵심입니다. 다만 유니트리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글로벌 출하량 1위라는 실적이 있다는 점에서 "숫자로 뒷받침되는 고평가"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결국 향후 2~3년 안에 실제 대규모 상용화가 이뤄지는지가 밸류에이션의 정당성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입니다.

 

Q. 미국의 대중국 기술 규제가 강화되면 이 흐름이 꺾일 수도 있나요?

A. 이건 가장 크게 우려되는 리스크입니다. CXMT는 미국 정부의 반대 속에서도 애플이 손을 내밀 만큼 영향력이 커졌지만, 추가 제재나 수출 통제가 현실화되면 핵심 장비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딥시크와 유니트리 역시 글로벌 고객 확보 과정에서 지정학적 신뢰 문제를 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중국 테크의 자신감은 실질적이지만, 지정학 변수는 언제든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와일드카드입니다.

 

제가 내린 결론

이번 흐름을 분석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중국 테크 기업들이 이제 '싸게 파는 전략'을 선택지에서 지우고 있다는 점입니다. CXMT의 가격결정권 확보, 딥시크의 수익성 전환, 유니트리의 자신감 있는 상장. 이 세 가지는 개별 사건처럼 보이지만 사실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내수 시장에서 키운 기술력과 규모를 바탕으로,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값을 받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미국의 규제 강화와 글로벌 고객의 탈중국화 흐름은 분명히 존재하는 변수입니다. 이런 구조적 갈등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중국 테크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입증하려면, 가격이 아닌 기술 표준과 신뢰도로 승부해야 하는 다음 단계가 남아 있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게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v.daum.net/v/2026081017464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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