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와 빗썸이 신규 상장 건수는 줄이면서도 AI, DePIN, 레이어 2 같은 글로벌 핵심 테마 코인은 두 거래소가 거의 동시에 상장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기사를 보고 흥미로워서 정리해봤습니다. 이게 투자자 입장에서 좋은 신호인지 아닌지 한번 짚어봤습니다.

상장 건수는 줄었는데, 왜 자꾸 같은 코인만 올라올까
2025년 2분기 업비트와 빗썸의 원화마켓 신규 상장 건수를 합치면 총 47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56건보다 9건(16.1%) 줄었다고 합니다. 숫자만 보면 두 거래소 모두 상장에 신중해진 것처럼 보이는데, 자세히 뜯어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있었습니다. 업비트는 지난해 2분기 23건에서 올해 25건으로 오히려 2건(8.7%) 늘었는데, 빗썸은 33건에서 22건으로 11건(33.3%)이나 줄었다고 합니다. 전체 감소분을 사실상 빗썸이 주도한 셈이죠.
그런데 건수 차이보다 더 눈여겨볼 건 종목 선정 기준이 서로 비슷해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두 거래소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투자 수요와 기술력이 검증된 프로젝트, 특히 AI 관련 코인을 중심으로 상장을 진행하고 있더군요. 4월에는 자마(ZAMA), 유에스디에이아이(CHIP), 펄(PRL), 플루언트(BLEND), 메가이더(MEGA) 이렇게 5개 프로젝트가 업비트·빗썸 원화마켓에 동시에 올라왔는데, 프라이버시·AI·상호운용성·레이어 2처럼 요즘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기술 분야들이었습니다.
5월에도 파로스(PROS), 슈퍼폼(UP), 베니스토큰(VVV), 아이리스(IRYS), 오리진트레일(TRAC), 아이오넷(IO) 등 AI·DePIN 관련 프로젝트들이 두 거래소 모두에서 거래를 지원하면서 공통 상장 흐름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6월에도 비트코인 기반 디파이와 DePIN, 프라이버시 테마가 반영됐는데, 업비트는 아르키움(ARX)과 젠신(AIGENSYN)을, 빗썸은 헬륨(HNT), 스페이스코인(SPACE), 캔톤(CC)을 각각 추가했습니다.
두 거래소가 이렇게 AI 코인을 필두로 글로벌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는 치열해진 시장 점유율 경쟁이 있는 것 같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미 검증된 글로벌 프로젝트를 원화마켓에서 편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거래소들이 독자적인 프로젝트 발굴이나 차별화된 심사 기준을 포기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혔습니다. 예전에는 각 거래소가 독자적인 안목으로 초기 단계 프로젝트를 먼저 발굴해서 소개하는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화제가 된 코인을 안전하게 들여오는 방식으로 전략이 바뀐 것 같습니다. 상장 리스크는 줄고 단기 수수료 수익은 확보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거래소 브랜드 정체성과 경쟁력의 기반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보였습니다.
'상장 동기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2분기 내내 반복된 '상장 동기화' 현상이 단순한 우연은 아닌 것 같습니다. 5월엔 한 거래소가 특정 프로젝트 상장을 발표한 지 수십 분 만에 다른 거래소가 거래 지원 계획을 공지하는 사례가 잇따랐다고 합니다. 파로스(PROS)와 슈퍼폼(UP)이 대표적인데, 업비트가 상장을 발표하자마자 빗썸이 거의 실시간으로 대응했다고 하니, 두 거래소가 서로의 상장 공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즉각 대응하는 경쟁 구도가 이미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이 상장 동기화의 핵심에는 DePIN(탈중앙화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이라는 새로운 글로벌 투자 테마가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로 통신·에너지·컴퓨팅 같은 실물 인프라를 탈중앙화 방식으로 구축한다는 개념인데, 아이오넷(IO)·헬륨(HNT)·스페이스코인(SPACE) 등이 여기 속한다고 합니다. AI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제일 뜨거운 투자 테마로 떠오른 DePIN이 국내 원화마켓에도 동시다발적으로 상장되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좀 더 짚어볼 부분이 있었습니다.
업비트와 빗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 시장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양분하고 있습니다. 이 두 거래소가 같은 테마의 같은 프로젝트를 동시에 상장하면, 국내 투자자들은 사실상 다른 선택지 없이 해당 테마에 집중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DePIN이 글로벌 고점에 가까운 시점이거나 특정 프로젝트의 펀더멘털이 과장돼 있더라도, 국내 양대 거래소가 동시에 원화마켓에 편입하면 그 리스크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그대로, 동시에 전이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죠.
더 나아가 이건 시장 구조 문제만이 아니라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도 신경 쓰일 부분이었습니다. 두 거래소가 서로의 상장 결정을 견제하고 따라가는 구조에서는, 냉철한 독자 심사보다 경쟁사 결정을 빠르게 복제하는 방어적 논리가 우선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상장 심사의 질이 떨어지고, 글로벌 시장의 거품이나 리스크가 국내로 빠르게 옮겨올 가능성이 커집니다. 두 거래소가 모두 상장한 프로젝트니까 안전하겠지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 동기화된 결정 자체가 독립적인 검증의 결과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직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레이어 2 열풍, 국내 시장이 글로벌 대리전이 될 수도
레이어 2(L2)는 이더리움 같은 메인 블록체인의 처리 속도·비용 문제를 해결하려는 보조 네트워크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 몇 년째 핵심 인프라 투자 테마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2분기 업비트·빗썸 공통 상장 목록에서도 레이어 2 프로젝트가 빠지지 않았는데, 4월에 같이 상장된 메가이더(MEGA)와 플루언트(BLEND)가 대표적이고, 6월의 비트코인 기반 디파이 프로젝트들도 넓게 보면 레이어 2 생태계와 맞닿아 있다고 합니다.
레이어 2 프로젝트가 양 거래소에 동시 상장된다는 건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글로벌 블록체인 인프라의 핵심 트렌드가 국내 원화마켓에도 반영돼서 국내 투자자도 글로벌 수준의 투자 기회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거래소들은 과거처럼 신규 상장 건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기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 수요가 확인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원화마켓에 편입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반면 비판적으로 보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글로벌 트렌드의 대리전 시험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힙니다. 레이어 2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수많은 경쟁 프로젝트가 난립하며 옥석 가리기가 진행 중인 분야라, 진짜 기술 차별화를 갖춘 프로젝트와 단순히 테마에 편승한 프로젝트를 구분하려면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두 거래소가 이 구분을 철저히 하기보다 서로의 결정을 미러링하며 상장 목록을 채운다면, 국내 투자자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고점이거나 검증이 부족한 프로젝트에도 같이 노출될 위험이 있어 보였습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차별화된 안목이 사라지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한 거래소가 독자적으로 발굴하고 심사한 초기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그 거래소는 투자자들의 신뢰와 브랜드 가치를 쌓을 수 있는데, 이미 화제가 된 프로젝트를 경쟁사와 거의 동시에 상장하는 기계적 따라하기 전략은 단기 거래량 확보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두 거래소를 사실상 동질화된 플랫폼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습니다. 어느 거래소를 쓰든 결국 같은 종목, 같은 테마만 접하게 된다면 거래소 선택의 의미가 수수료와 인터페이스 수준으로만 줄어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업계 관계자가 "시장 관심이 높은 프로젝트일수록 거래소 간 상장 시기가 비슷해지는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것도, 이게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고착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렸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
업비트와 빗썸의 상장 동기화는 시장 경쟁의 결과이긴 하지만, 동시에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글로벌 리스크가 여과 없이 전이될 수 있다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차별화 없는 따라하기식 상장이 계속된다면 국내 시장이 글로벌 트렌드에 종속된 대리전 시험장에 머물 수 있으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느 거래소에 상장됐는지보다 각 프로젝트의 펀더멘털을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자세가 더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 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닌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출처]
상장은 줄었는데 더 닮아간다…'AI 코인' 함께 담는 업비트·빗썸: https://v.daum.net/v/20260717080201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