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이후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이 본격 적용되면서 국내 증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한성기업과 모나미가 개인투자자의 '애국 매수'로 위기를 넘긴 반면,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에서 181개 종목이 여전히 퇴출 경고등 아래 놓여 있습니다.

한성기업·모나미를 구한 '애국 매수'의 실체
한성기업과 모나미는 이달부터 강화된 상장 유지 기준이 시행되기에 앞서 시가총액이 코스피 기준선인 300억 원을 밑돌며 상장폐지 우려가 제기됐던 종목입니다. 이 두 기업이 시장의 관심을 받게 된 계기는 단순한 주가 흐름이 아닌, 기업의 사회적 미담이 온라인을 통해 재조명된 데 있습니다.
한성기업은 25년간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위한 음악회를 후원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의 뜨거운 공감을 얻었습니다. 모나미는 국내 문구기업의 상징으로서의 정체성이 재부각됐고, 아동 보육시설과 복지기관에 학생용 가구·침대·수납장 등을 기부해온 에넥스도 비슷한 흐름에 합류했습니다. 제품 구매로 기업을 응원하는 이른바 '돈쭐' 문화가 주식 매수로 확산된 것입니다.
그 결과 한성기업은 지난 8일 장중 시가총액이 300억 원을 돌파했고, 모나미는 9일 종가 기준 323억 원, 이튿날에는 405억 원까지 시가총액이 확대됐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대중의 감성적 연대와 집단행동이 자본시장의 냉혹한 퇴출 기준 앞에서 단기 방화벽 역할을 해낸 이례적인 사례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애국 매수'의 실체를 냉정하게 진단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기업의 본질적인 펀더멘털 개선이나 실적 턴어라운드가 동반되지 않은 채 감정과 애국심에만 의존한 수급은 '단기 테마성 광기'로 변질되기 쉽습니다. 기업 미담을 바탕으로 유입된 매수세는 언제든 약해질 수 있고, 단기 차익을 노린 자금이 이탈하면 시가총액이 다시 기준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즉, 지금의 반등은 사막 위의 누각처럼 위태로운 구조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실제로 한성기업은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데 이어 16일 하루 매매거래가 정지됐으며, 모나미 역시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시장 과열의 부작용이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애국심과 감동의 서사가 주가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그것이 지속 가능한 기업 가치의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반드시 인식해야 합니다.
181개 종목에 켜진 관리종목 지정의 경고등
한성기업과 모나미의 드라마틱한 반전 이면에는 훨씬 광범위한 위기가 존재합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16일 오전 9시 20분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상장 유지 기준에 미달하는 종목은 코스피 보통주 32개, 코스닥 보통주 149개로 합산 181개에 달합니다. 코스닥 집계에서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제외한 수치입니다.
이달부터 적용된 강화된 상장 유지 기준은 코스피 300억 원, 코스닥 200억 원입니다. 이 기준선 아래에 있는 종목들은 향후 주가 흐름에 따라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다만 현재 시가총액이 기준에 미달한다고 해서 곧바로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가총액이 30거래일 연속 기준선을 밑돌아야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기준선을 웃돌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세부 적용 기준 역시 강화되면서 단기간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만으로는 퇴출 위험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월 공개한 한국거래소 추정에 따르면 개편된 요건을 반영했을 때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은 150개 안팎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눈앞의 위기를 넘긴 소수 기업의 축제 뒤에 181개 종목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는 현실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정부와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기준 강화는 시장에서 좀비 기업을 솎아내고 국내 증시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필연적인 조치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해당 종목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들이 입을 손실은 냉혹한 현실입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이 강조한 것처럼, 투자자들은 보유 종목의 상장폐지 요건 진입 가능성을 수시로 점검하고, 시가총액과 주가 변동 추이를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감성적 내러티브에 휩쓸려 부실 기업의 폭탄 돌리기에 동참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냉정한 자기 진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강화되는 퇴출 기준과 투자자가 알아야 할 생존 전략
현행 상장폐지 강화 기준의 충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내년 2026년 1월부터는 상장 유지에 필요한 시가총액 기준이 코스피 500억 원, 코스닥 300억 원으로 추가 상향될 예정입니다. 이는 현행 기준을 겨우 넘어선 기업들마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른다는 의미입니다. 한성기업과 모나미처럼 지금의 기준선을 가까스로 통과한 종목들도 이듬해 강화된 기준 앞에서는 또다시 위태로운 처지에 놓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단계적으로 상향되는 퇴출 기준은 단순히 개별 기업의 존폐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코스닥 시장 전반에 걸친 구조적 재편이 진행 중이며, 그 과정에서 실적 개선과 기업 가치 증대가 동반되지 않는 한 시장에서의 생존을 보장받기 어렵습니다. 이른바 '좀비 기업' 퇴출을 통해 국내 증시의 질적 수준을 높이겠다는 금융당국의 방향성은 장기적으로는 올바른 처방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상당수 소액주주의 피해가 불가피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의 생존 전략은 명확합니다. 첫째, 보유 종목의 현재 시가총액이 코스피 300억 원·코스닥 200억 원 현행 기준, 그리고 내년부터 적용될 코스피 500억 원·코스닥 300억 원 기준을 충족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둘째, 30거래일 연속 기준선 미달 여부 등 관리종목 지정 요건의 진행 경과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미담이나 테마에 기반한 급등주에 편승할 때는 그 상승이 기업 펀더멘털의 실질적 개선을 반영하는지를 반드시 따져봐야 합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과 주가 변동 추이 점검은 필수"라고 강조하며 투자자 스스로의 리스크 관리를 촉구했습니다. 강화된 퇴출 기준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이 시기는 무엇보다 냉정한 포트폴리오 점검과 재무 건전성 검토가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감성과 애국심에 기댄 투자는 극적인 단기 결과를 낳을 수 있지만, 그것이 지속적인 수익과 안전한 투자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철저히 시가총액 추이와 재무 건전성을 기준으로 포트폴리오의 생존 가능성을 냉정하게 재점검하는 것이 지금 이 시장에서 투자자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한성기업·모나미의 '애국 매수' 사례는 자본시장에서도 감성적 연대가 단기 방화벽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이례적인 사건입니다. 그러나 181개 종목의 퇴출 경고등, 내년부터 강화되는 상장폐지 기준은 냉혹한 현실을 일깨웁니다. 펀더멘털 없는 감성 매수에 의존하는 투자는 위험합니다. 포트폴리오를 지키려면 지금 당장 시가총액 추이와 재무 건전성을 점검해야 합니다.
[출처]
한성기업·모나미 위기 넘겼지만…181개 종목 상장폐지 '경고등' / 다음뉴스: https://v.daum.net/v/202607190702026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