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수도권에 집 한 채만 있어도 상속세·증여세 얘기가 남 일이 아니라는 걸 새삼 느낍니다. 지식한상 채널에 나온 이장원 세무사(필명 두꺼비 세무사)님 인터뷰를 보고, 가족 간 돈거래할 때 꼭 알아야 할 부분들을 제 나름대로 정리해봤습니다.
상속세, 더 이상 자산가만의 세금이 아니다
2014년엔 연간 사망자 약 30만 명 중 상속세 신고자가 6,000명 정도, 전체의 1~2%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그때는 "상속세 낸다"는 게 오히려 부러움을 살 정도였다는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매년 사망자 약 36만 명 중 2만 명 이상이 상속세를 내고 있다고 하니, 비중이 몇 배는 늘어난 셈이죠.
이장원 세무사님 말로는 예전엔 CEO 조찬 모임 같은 데서만 상속세 강의 요청이 들어왔는데, 요즘은 주민센터·문화센터에서도 강의를 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상속세가 '일상의 세금'이 됐다는 거죠.
이 변화의 원인은 결국 집값입니다. 분당에 집 한 채, 현금 2~3천만 원 정도 있던 평범한 가정이 상담받으러 왔다가 상속세가 1억 3천만 원으로 계산된 사례를 들으니 저도 남 일 같지 않더군요. 직장인 연봉 6년 치가 한 번에 청구되는 셈인데, 이게 감당이 될 리가 없죠. 더 씁쓸한 건 이 과정에서 가족 관계까지 틀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상속 재산 1억 원 두고 소송까지 가는 비율이 80%, 2천만 원 두고도 50%가 소송으로 번진다고 하니 액수가 크고 작고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30억 넘으면 싸우고, 50억 넘으면 경찰 부른다"는 세무사님 표현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겠구나 싶었습니다. 실제로 사무실에서 의자 던지는 싸움까지 봤다고 하니까요.
상속은 결국 '울타리 세금'이라고 표현하시더군요. 같은 가족끼리 힘을 합쳐야 하는데, 감정 하나 어긋나면 몇십 년 전 서운함까지 다 튀어나온다는 겁니다. 처음엔 "세금이야 내면 되지" 하다가 막상 억대 청구서를 받으면 "취미를 끊어야 하나, 애 교육비를 줄여야 하나" 같은 현실적인 고민에 부딪히게 되고요. 세무당국이 계좌를 상시로 들여다보는 건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불가능하지만, 사망 시점 기준 10년 이내 상속인에게 지급된 내역은 소급 추징이 가능하다는 점은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집값이 오른 만큼 세금 폭탄의 크기도 같이 커진 셈이니, 수도권에 집 한 채라도 있다면 상속세 시뮬레이션 정도는 한번 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용증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부모님한테 돈 빌릴 때 다들 차용증 양식부터 신경 쓰는데, 정작 이장원 세무사님은 "차용증은 극단적으로 없어도 됩니다"라고 딱 잘라 말하시더군요. 세무당국이 먼저 보는 건 서류가 아니라 자녀가 실제로 그 돈을 갚을 능력이 있느냐라는 겁니다.
세법상 적정 이자율은 4.6%입니다. 2억 1,700만 원까지는 이 이자율로 계산해도 연이자가 1천만 원을 안 넘어서 추징이 안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버지한테 2억, 어머니한테 2억 해서 무이자로 4억을 빌리는 방법도 법적으로는 가능하다고 하는데, 세무사님은 이게 법적으로 맞더라도 나중에 소명하는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꽤 힘들 수 있다고 경고하시더군요. 국세청 '초대장'을 받는 순간의 부담감은 세무사 본인도 느낀다고 하니, "하다못해 10만 원이라도 이자를 주고받는 게 낫다"는 조언이 와닿았습니다.
세무당국이 쓰는 대표적인 방식이 PCI 기법이라고 합니다. 재산 증가분(P) + 5년간 소비(C) - 소득(I) = 출처 불명 금액, 이 계산 하나로 30대 자녀가 어떻게 30억짜리 아파트를 샀는지 역추적한다는 거죠. 실제로 30대 자녀가 47억 아파트를 사면서 17억은 은행 대출, 30억은 아버지한테 빌린 사례가 있었는데, 30억에 4.6% 이자만 해도 연 1억 3,800만 원입니다. 은행 대출이자까지 더하면 세후 월소득이 최소 1,500만~2,000만 원은 돼야 하는데 그걸 증명 못 해서 조사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사례들을 보면 요즘 추적 방식이 꽤 정교해졌다는 게 느껴집니다. 자녀 카드 사용액이 갑자기 0원이 되고 부모 카드 사용액이 늘어난 패턴을 매칭해서 적발된 경우, ATM에서 하루 600만 원씩 165일간 인출해 전세보증금 9억 9천만 원을 마련해준 경우, 손주 청약통장에 2만 원씩 120번 넣은 240만 원까지 추징해서 56만 원 세금을 매긴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소액이라도 자산 형성 목적으로 보이면 증여세가 붙는다는 거죠. 생활비로 인정받으려면 그 돈이 일시적·소모적으로 다 쓰여야 하고, 모아서 주식이나 집 사는 데 쓰는 순간 증여로 잡힌다고 하니, 몇 년 전 지식만 믿고 있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미리 준비하는 증여, 종신보험까지
결국 제일 좋은 방법은 미리 계획하는 겁니다. 성년 자녀는 10년간 5천만 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받을 수 있는데, 세무사님이 특히 강조한 건 미성년자 때부터 시작하라는 거였습니다. 미성년자는 10년간 2천만 원까지 공제되니까, 태어났을 때 2천만 원, 열 살 때 2천만 원, 스무 살 때 5천만 원, 서른 살 때 5천만 원 이런 식으로 하면 총 1억 4천만 원이고, 물가상승률 4%를 감안하면 2억 3천~4천만 원 정도가 됩니다. 요즘 평균 결혼 자금이 3억 원이라니 꽤 근접한 금액이더군요.
2024년부터 생긴 혼인·출산 공제까지 더하면 더 커집니다. 혼인신고일 전후 2년, 또는 자녀 출생 후 2년 이내에 부모로부터 1억 원을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어서, 신랑·신부 양가에서 각각 1억 5천만 원씩 총 3억 원을 세금 없이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나옵니다. 다만 결혼 직전에 급하게 활용하려다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저라면 스무 살 때부터라도 미리 준비해두는 게 낫겠다 싶습니다.
부동산 증여는 특히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10억 원 아파트를 증여하면 증여세 2억 4천만 원에다, 증여자가 다주택자이고 조정대상지역 내 공동주택 가격 3억 원 이상이면 자녀가 내야 할 취득세가 12.4~13.4%까지 나옵니다. 10억 기준 취득세만 1억 3,400만 원이니 증여세까지 합치면 현금으로 3억 5천만 원 넘게 필요한 셈이죠. 게다가 서울·수도권 대부분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대출이나 임대보증금을 낀 부담부증여도 사실상 어렵다고 합니다.
종신보험 얘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계약자와 수익자를 자녀로, 피보험자를 부모로 설정해두면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 보험금이 자녀에게 가는데, 보험료를 자녀가 냈기 때문에 이건 상속 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보험금으로 상속 취득세나 초기 세금을 낼 수 있어서, 급하게 부동산을 헐값에 팔아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거죠. 1천억 자산가라도 상속세 500억에 소송비용까지 빼면 자녀 1인당 80억밖에 안 남았다는 사례를 들으니, 사전 준비의 중요성이 확 와닿았습니다. 참고로 증여재산 공제 한도 5천만 원은 2014년 이후 한 번도 안 바뀌었다고 하는데, 세무사님은 물가상승률 감안해서 1억 원 수준으로, 일괄공제와 배우자 상속공제도 각각 10억 원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시더군요. 개인적으로도 집 한 채 가진 사람이 세금 때문에 쫓겨나는 구조는 손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
상속세·증여세는 이제 정말 자산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이번에 확실히 느꼈습니다. 자녀의 실질 상환 능력을 증명할 수 있게 이자·원금을 꾸준히 기록해두는 것, 미성년자 때부터 증여를 계획하는 것, 종신보험으로 유동성을 미리 마련해두는 것, 이 세 가지가 핵심인 것 같습니다. 다만 저도 세무 전문가는 아니니, 실제 적용은 반드시 세무사와 개별 상담을 거쳐서 진행하시길 권합니다.
※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세무·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실제 상속·증여 계획은 반드시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영상]
영상 채널: 지식한상 / https://www.youtube.com/watch?v=GP7XnT4VO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