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닭고기에 이어 삼겹살 가격까지 급등했다는 기사를 보고, 요즘 장바구니 물가가 어디까지 왔는지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폭염이랑 가축 질병, 계절적 수요가 겹치면서 벌어진 일이라는데, 그 구조를 제가 이해한 대로 정리해봤습니다.

삼겹살·목심·닭고기, 도대체 얼마나 올랐나
기사에 나온 수원의 한 대형마트 축산물 코너 얘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삼겹살을 집었다가 가격표를 보고 조용히 내려놓는 손님들이 잇따른다는 겁니다. 이 마트에서 판매하는 삼겹살은 100g당 3,000원을 훌쩍 넘었고, 브랜드 삼겹살은 5,000원에 육박했다고 합니다. 직장인 김성훈(32) 씨는 "연휴를 끼고 친구들과 계곡으로 놀러 가려고 나왔는데 삼겹살에 쌈 채소 몇 개 집었더니 10만 원이 넘어 고기를 줄일지 아니면 다른 부위를 먹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고 합니다. 저도 이 얘기를 보면서 남 일 같지 않더군요.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를 보면 7월 경기도 내 삼겹살 평균 소비자 가격이 100g당 2,938원으로, 3월 2,657원 대비 10.5% 정도 올랐다고 합니다. 지난해 평균 2,742원, 평년 2,721원과 비교해도 7%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하니 상승세가 꽤 뚜렷합니다. 삼겹살과 함께 인기 있는 목심도 7월 도내 평균 가격이 100g당 2,728원으로 3월 2,474원 대비 10.2% 비싸졌고, 목심의 작년 도내 평균은 2,559원, 평년은 2,548원이었다고 합니다. 앞다리도 100g당 1,687원으로 평년 1,402원보다 높습니다.
닭고기 가격도 만만치 않게 올랐습니다. 7월 도내 육계 소비자 평균 가격이 1kg당 6,484원으로 평년 5,711원 대비 13% 올랐고, 계란은 30구에 7,777원으로 평년 6,696원보다 높다고 합니다. 삼겹살·목심·닭고기·계란까지 동시에 오르는 건 단순한 계절적 변동을 넘어선 얘기인 것 같습니다. 한국인의 대표적인 서민 외식 메뉴들이 한꺼번에 급등한다는 건, 어떤 통계보다도 체감 경기 침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신호가 아닐까 싶습니다. 고기 한 팩 넣는 것도 머뭇거리게 되는 이 상황이 가계 가처분소득을 줄이고 내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대형마트와 동네 정육점, 왜 이렇게 가격이 다를까
이번 삼겹살 값 급등은 원인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공급 쪽에서는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 같은 가축 질병 확산이 1등급 이상 고품질 돼지고기 물량을 줄였고, 여기에 기록적인 폭염까지 겹쳐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합니다. 실제로 올해 5월까지 누적 돼지 출하 마릿수와 돼지고기 생산량이 전년보다 각각 1.9%, 1.6% 줄었다고 하니, 공급은 줄어드는데 제헌절을 낀 황금연휴부터 본격화된 여름휴가철 수요까지 겹치면서 가격 급등의 조건이 다 갖춰진 셈입니다.
흥미로운 건 대형마트와 동네 정육점의 가격 차이였습니다. 수원 매탄동의 한 정육점은 삼겹살을 100g당 2,850원, 목심을 2,630원에 팔아서 7월 도내 평균 가격(2,938원, 2,728원)보다 낮은 가격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인근 정육점들도 대형마트보다 저렴한 수준이었다고 하는데, 반면 같은 지역 대형마트에서는 삼겹살이 100g당 3,000원을 넘고 브랜드 삼겹살은 5,000원에 육박했습니다.
이건 단순히 "정육점이 착해서"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동네 정육점은 산지-정육점-소비자로 이어지는 유통 단계가 짧아서 마진 구조가 단순한 반면, 대형마트는 산지-도매-물류센터-마트로 이어지는 복잡한 단계마다 마진이 쌓이는 구조라고 합니다. 즉 이번 가격 격차는 대형마트 중심의 농축산물 유통망에 가격 왜곡이 구조적으로 내재돼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정부가 출하장려금 확대나 할인 행사를 유도해도 소비자가 체감하기까지 시차가 생기는 것도 이런 유통 구조의 경직성 때문이라고 봅니다. 유통 마진 체계가 투명해지지 않는 한 임시방편적 지원의 효과는 늘 미미한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앞으로 반복 안 되려면 뭐가 필요할까
이번 삼겹살 가격 급등을 보면서, 폭염과 가축 질병이라는 기후·방역 리스크가 축산업 공급망 전반에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은 사실 새로운 변수가 아닙니다. 이미 여러 번 축산업을 위협해온 질병들인데도 매번 발생할 때마다 공급 충격이 그대로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되는 구조가 안 바뀌고 있다는 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기록적인 폭염도 단순 이상기후가 아니라 기후 변화가 누적된 결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고온 스트레스가 가축 성장률을 떨어뜨리고 폐사율을 높이면서 고품질 출하 물량이 줄고, 이게 곧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하니, 기후 변화가 심해질수록 이런 공급 충격도 더 자주 반복될 것 같습니다. 매번 임시 출하장려금이나 단기 할인 행사로 대응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근본적인 대책은 세 방향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가축 전염병에 대한 선제적 방역 체계와 비상 물량 비축 시스템을 상시화하는 것입니다. 발생 후 대응이 아니라 발생 전 예방과 물량 안전망 구축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둘째, 폭염 대응형 스마트 축사 인프라를 늘리는 것입니다. 온도 관리 시스템과 환기 시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서 기후 리스크가 바로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는 고리를 약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셋째, 농가-소비자 직거래 플랫폼을 넓히고 유통 단계별 마진 공개를 의무화하는 등 유통 구조 자체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소비자가 더 싼 정육점을 직접 찾아다녀야 하는 상황을 시장 논리로만 두는 건, 정부의 농축산물 수급 관리 책임을 방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제가 내린 결론
삼겹살 한 팩을 카트에 못 담고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이 요즘 체감 물가 충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폭염·질병·수요 집중이라는 복합 위기는 단기 할인 지원만으로는 봉합되기 어렵고, 유통 구조 투명화와 기후 변화 대응 축산 공급망 안정 대책을 근본적으로 다시 점검하는 게 반복되는 밥상물가 불안을 해소하는 진짜 해법이라고 봅니다.
※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삼겹살 값마저… 휴가철 서민들 '가벼운 장바구니' (경기일보/Daum): https://v.daum.net/v/20260717111453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