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제개편안 발표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숫자가 잘못 인쇄된 줄 알았습니다. 1주택 실거주자의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이 2028년부터 5.0%까지 오른다는 내용이었는데, 지금 세율 2.7%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 수준입니다. 정부가 실거주 1주택자를 다주택자와 같은 선에 세우겠다는 방향을 확인하고 나서, 저는 이 정책이 과연 의도한 방향으로 작동할지 하나하나 짚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종합부동산세 인상이 만들어내는 역설
이 개편안을 분석하면서 제가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세율 구조의 변화였습니다. 종합부동산세란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재산세와 별도로 추가 부과하는 세금으로, 쉽게 말해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매기는 '보유 부담금'입니다. 현행 실거주 1 주택자 최고세율은 2.7%인데, 정부안은 이를 2027년 3.5%, 2028년 이후 5.0%로 단계적으로 끌어올립니다.
문제는 이 인상이 어떤 행동 변화를 불러올지입니다. 세금 정책은 대체로 '의도치 않은 출구'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초고가 1주택 보유자에게 세 부담이 지나치게 집중되면, 논리적으로 다주택 분산 보유로 선회하는 유인이 생깁니다. 다주택 보유자는 1 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취득세 중과도 감수해야 하지만, 연도를 달리해 한 채씩 처분하면 양도소득세율 6~45% 가운데 낮은 구간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개편으로 초고가 1 주택자의 세 부담이 다주택자 수준으로 올라가면, 1 주택 유지의 상대적 이점이 사라지는 시점이 옵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동탄신도시 집값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이슈로 급등하거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소식으로 특정 지역 시세가 뛰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집값 상승은 상당 부분 개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발생합니다. 처음부터 초고가 주택을 보유하려 했던 사람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에 대해 당사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세금을 내야 한다면, 세제의 형평성 측면에서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보유세 세부담 상한선을 전년 대비 50%에서 100%로 확대하겠다는 내용도 눈에 띄었습니다. 보유세란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산한 개념으로, 부동산을 보유하는 동안 매년 납부하는 세금 전체를 가리킵니다. 상한선이 100%가 되면 한 해에 보유세가 최대 두 배까지 뛸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기존 50% 상한도 충분히 가파른 수준이었는데, 100%까지 열어두는 것은 세금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크게 훼손한다고 생각합니다.
- 1주택자 종부세 최고세율: 현행 2.7% → 2027년 3.5% → 2028년 5.0%
- 과세표준 12억 원 초과 구간부터 세 부담 현행 대비 약 두 배 증가
- 보유세 세부담 상한선: 전년 대비 50% → 100%로 확대
- 다주택 분산 보유로의 세제 유인 역전 가능성 발생
양도소득세·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 제한의 파장
직접 수치를 대입해 계산해봤는데, 이 부분이 가장 심각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번 개편안에는 양도소득세 거주 공제를 산정할 때 최고한도를 2028년 20억 원, 2029년 이후 10억 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란 오랫동안 보유한 자산의 양도차익에 세율을 그대로 적용하면 과세가 과도해지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차익 일부를 공제해 주는 제도입니다. 퇴직금에 세금을 매길 때 근속연수로 나누고 환산급여공제를 적용한 뒤 소득세율을 계산하는 원리와 같습니다(출처: 국세청).
문제는 공제 한도를 10억 원으로 막아버리면 수십 년에 걸쳐 쌓인 양도차익의 상당 부분이 그대로 과세 대상으로 남는다는 점입니다. 정부안을 따를 경우, 25억 원에 취득한 주택을 10년 보유·거주 후 75억 원에 양도하면 현행 3억 1,600만 원이던 양도세가 2029년에는 13억 7,300만 원으로 뛰어오릅니다. 현실적으로 이런 세금 폭탄을 피하려면 공제 한도 10억 원이 소진되기 전에 집을 팔고 이사를 떠나야 한다는 결론에 닿게 됩니다. 이것이 정부가 유도하는 방향인지, 저로서는 납득할 만한 답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이와 맞물려 있는 것이 '비거주 패널티' 문제입니다. 1 주택자라도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 세금 혜택을 주지 않겠다는 방향인데, 정부는 직장 이동·자녀 교육·부모 봉양 등 부득이한 사유에 한해 최장 3년까지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삶은 정해진 사유 목록 안에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갑작스러운 자금 사정으로 입주를 미루거나, 예상치 못한 이유로 이사 시점이 바뀌는 일은 얼마든지 생깁니다. 정부가 거주를 직접 강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불이익이 충분히 크다면 사실상 거주 이전의 자유를 제약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에서 양도소득세를 '거래세'로 바라보는 시각도 여기서 비롯됩니다. 집을 판 돈으로 다시 집을 사는 구조에서 양도세 부담이 커질수록 거래 자체가 줄어들고, 주거 이동의 유동성이 떨어집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주택 거래량 통계를 보면 세 부담이 강화된 시기마다 거래 건수가 눈에 띄게 위축된 패턴이 반복됐습니다(출처: 한국부동산원). 이번 개편 이후에도 이 흐름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1주택 실거주자도 종합부동산세를 꼭 내야 하나요?
A. 공시가격 합산액이 종부세 기본공제 기준(현행 1세대 1주택자 12억 원)을 초과하면 납부 의무가 생깁니다. 이번 개편안이 확정되면 과세표준 12억 원 초과 구간부터 세율이 단계적으로 높아지므로, 시세 기준으로 고가에 해당하는 1주택 보유자라면 세 부담 변화를 미리 점검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가 10억 원으로 제한되면 실제로 세금이 얼마나 늘어나나요?
A. 정부 시뮬레이션 기준으로, 25억 원에 취득한 주택을 10년 보유·거주 후 75억 원에 양도하면 현행 3억 1,600만 원이던 양도세가 2029년부터 13억 7,300만 원으로 증가합니다. 공제 한도 제한이 고가 주택 장기 보유자에게 집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입니다.
Q. 1주택자인데 일시적으로 다른 곳에 살면 세금 혜택을 못 받나요?
A. 정부는 직장 이동, 자녀 교육, 부모 봉양 등 부득이한 사유에 한해 최장 3년까지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는 예외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목록에 포함되지 않는 사유라면 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공제 혜택이 줄어들 수 있으니, 본인 상황을 세무사와 사전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Q. 보유세 세부담 상한선이 100%로 바뀌면 매년 세금이 두 배씩 오를 수도 있나요?
A. 상한선 100%는 전년 대비 최대 두 배까지 오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매년 두 배씩 오른다기보다는 시세 급등 연도에 한꺼번에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세금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자산 운용 계획을 세울 때 이 변수를 반드시 반영해야 합니다.
제가 내린 결론
이번 세제개편안을 분석하면서 제가 피부로 절실히 느낀 것은, 자산 격차 완화라는 정책적 명분이 아무리 타당하더라도 실거주 1 주택자를 다주택자와 같은 선에서 규제하는 방식은 세제의 형평성과 예측 가능성을 동시에 훼손한다는 점입니다. 집값 상승이 개인의 의지와 무관한 경우가 많은 현실에서, 결과에만 집중한 징벌적 과세는 원하는 효과보다 부작용이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리하면, 시장 유동성을 유지하고 실거주자 보호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려면 1주택자에 대한 정교한 예외 조항과 합리적인 세 부담 완화 장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개편안이 국회 논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이 부분이 보완될지를 계속 지켜볼 예정입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본인 주택의 공시가격과 예상 과세표준을 확인하고, 변화된 세율 구조에서 실제 세 부담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세무 전문가와 미리 점검해 두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