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이라던 금값이 꺾이면서 롤렉스 같은 고가 시계 시장까지 같이 흔들린다는 매일경제 기사를 봤는데,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팬데믹 때 만들어진 거품이 걷히는 신호 같아서 제 나름대로 정리해봤습니다.

금값이 빠지니 롤렉스 시세도 같이 빠졌다
한때 "사두면 무조건 오른다"고 여겨지던 롤렉스 고가 시계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고 합니다. 원인은 다름 아닌 금값 하락이었습니다. 블룸버그와 중고 시계 거래 플랫폼 서브다이얼이 함께 집계하는 블룸버그 서브다이얼 지수를 보면, 롤렉스 데이토나 라인의 금 소재 모델인 데이토나 오이스터플렉스 중고 가격이 지난 4월 이후 3개월 만에 4% 떨어졌다고 합니다. 같은 지수에 포함된 금 소재 시계 13개 모델도 4월 이후 대체로 보합이었는데, 이 모델들이 작년엔 평균 9% 가까이 올랐던 걸 생각하면 이번 하락폭이 숫자 이상으로 느껴졌습니다.
이걸 이해하려면 금 소재 시계 가격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부터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포브스 집계 기준으로 스테인리스강 롤렉스 서브마리너 신품이 미국에서 1만 1,350달러(약 1,708만 원)인데, 같은 모델 18K금 버전은 5만 900달러(약 7,660만 원)라고 합니다. 그런데 18K금 버전에 실제로 들어간 금의 소재 가치는 현 시세로 1만 5,000달러(약 2,258만 원)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하니, 나머지 가격은 브랜드 프리미엄과 시장 기대감이 만든 거품이라고 봐야겠죠.
올 초만 해도 금값이 온스당 5,597달러(약 842만 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이때 금 소재 시계들도 덩달아 강세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금값이 급격히 빠졌고, 고가 시계 중고 시장도 같이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블룸버그는 "금값 상승에 힘입어 일괄적으로 뛰던 중고 금시계 강세가 1년도 지나지 않아 사실상 멈췄다"고 짚었다는데, 저는 이 대목에서 금 소재 시계가 결국 금값이라는 외부 변수 위에 세워진 자산이었구나 싶었습니다.
고금리가 바꿔놓은 투자 심리
이번 조정을 단순한 가격 등락으로만 보면 본질을 놓치는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목하는 변수는 고금리 장기화입니다. 금은 이자가 안 붙는 안전자산이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강해지면 같은 돈을 이자 붙는 자산에 넣는 게 합리적이라는 계산이 작동한다는 거죠. 금리 인상 전망이 금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렸고, 그 흐름이 금 소재 고가 시계 시장으로 그대로 옮겨갔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었습니다. 저도 '이자 없는 자산의 매력 감소'와 '고금리 장기화'라는 두 압력이 겹쳐서 롤렉스 재테크의 거품을 걷어낸 거라는 분석이 꽤 설득력 있다고 느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발 더 나아가 "어떤 고가 시계든 사두면 오르던 장세는 끝났다"고까지 말한다고 합니다. 팬데믹 시기엔 풍부한 유동성과 보복 소비 심리가 겹치면서 희소성이나 실수요와 무관하게 고가 브랜드면 웃돈이 붙는 구조였고, 정품 대비 50~100% 이상 프리미엄이 붙는 것도 흔했다고 하죠.
지금은 다릅니다. 자산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훨씬 냉정하고 계산적으로 자산을 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브랜드 이름값만으로 자동으로 오르던 시대는 끝나고, 이제는 어떤 모델이냐, 얼마나 희소하냐, 실수요층이 얼마나 두터우냐가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됐다고 하니,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들어갔다간 오히려 손해 볼 수 있는 시장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그럼 지금은 사야 할 때일까, 팔아야 할 때일까
블룸버그는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금 소재 중고 데이토나 오이스터플렉스를 노려온 수집가라면 지금이 오히려 사들일 만한 시점일 수 있다는 거죠. 조정 국면이 장기 수집가한테는 합리적인 진입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때처럼 모델 안 가리고 다 웃돈이 붙던 시장이 재현되긴 어려울 거라는 단서도 함께 달았습니다.
저는 이게 결국 희소성 투자의 본질로 이어진다고 봤습니다. 희소성이라는 게 단순히 생산량이 적다는 뜻이 아니라, 특정 모델이 시간이 지나도 꾸준한 실수요가 있는지, 브랜드가 희소성을 인위적으로 유지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 시장에서 그 가치를 계속 인정받을 수 있는지가 진짜 기준이라는 거죠. 롤렉스 데이토나나 서브마리너 같은 헤리티지 모델들이 장기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도 이 희소성의 지속가능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참고로 블룸버그 서브다이얼 지수는 2022년 블룸버그와 영국 시계 거래 플랫폼 서브다이얼이 공동 개발한 지수로, 중고 시장에서 거래액 기준 가장 활발한 고가 시계 50개 모델의 가격을 추적한다고 합니다. 체감 시세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으로 가격 흐름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한테도 참고할 만한 지표 같습니다.
결국 희소성 투자는 막연한 기대감이 아니라 철저한 분석과 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금값이라는 외부 변수에 편승하는 단기 투기보다는, 실수요와 브랜드 헤리티지, 모델별 희소성 같은 내재적 가치에 집중하는 접근이 필요한 시점 같습니다. 지금은 고가 시계도 '언제 사는가'보다 '무엇을 사는가'가 훨씬 중요한 질문이 된 것 같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
금값 하락과 소비 심리 위축이 겹치면서 롤렉스 재테크가 조정받는 걸 보면, 결국 팬데믹발 유동성 거품이 필연적으로 걷히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자 없는 자산의 매력이 줄고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지금은, 고가 시계 투자도 막연한 기대감이 아니라 실수요와 희소성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냉정하게 따져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인 것 같습니다. 다만 이건 제가 참고한 기사 내용을 정리한 것일 뿐이니, 실제 투자 판단은 본인 상황에 맞게 다시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출처]
매일경제 원문 기사: https://www.mk.co.kr/news/world/12096523